큰 소파와 허니브레드로 기억되는 카페베네가 매장 크기를 예전의 3분의 1로 줄이고, 2천원 아메리카노를 앞세운 새 모델을 꺼냈습니다.

싸이월드를 하던 시절, 허니브레드 하나로 몇 시간씩 머물던 카페였죠. 이번에는 오래 앉아 있는 손님보다 커피를 들고 나가는 손님을 향합니다.

1,000호점에서 법정관리까지

카페베네는 2008년 문을 연 뒤 2년 만에 스타벅스를 제치고 국내 매장 수 1위에 올랐습니다. 2013년에는 1,000호점도 돌파했어요.

하지만 빠른 확장이 결국 독이 됐습니다. 매장끼리 손님을 뺏기 시작했고, 해외 사업에서도 돈을 잃으면서 2018년 법정관리에 들어갔습니다.

줄어든 매출 뒤에 꺼낸 정반대 모델

회생 절차를 끝낸 뒤에도 예전 규모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카페베네 운영사 매출은 2023년 124억원에서 2025년 42억원으로 2년 만에 66% 줄었고, 2025년에도 2억원대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2026년 8월 21일 ‘카페베네 익스프레스’를 새로 등록했습니다. 매장 크기는 예전의 3분의 1로 줄이고, 2천원 아메리카노를 앞세운 모델입니다.

흥미로운 건 카페베네가 잘하던 방식을 되살린 게 아니라 반대 방향을 골랐다는 점입니다. 예전에는 넓은 매장과 소파, 허니브레드와 빙수로 오래 머무는 시간을 팔았죠. 익스프레스는 작은 매장과 테이크아웃, 저렴한 커피를 내세웁니다.

돌아온 것은 예전 카페베네의 운영 방식보다는 사람들이 기억하는 이름에 가깝습니다.

익숙한 이름이 매일의 커피가 되려면

문제는 2천원 커피 시장에 이미 메가커피·컴포즈커피·빽다방이 동네마다 자리 잡고 있다는 겁니다. 카페베네라는 이름이 익숙하다고 해서 비어 있는 시장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에요.

이름을 기억하는 손님에게 첫 주문을 받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매일 마시는 커피는 결국 가까운 매장과 익숙한 습관이 결정합니다.

그래서 지금의 선택은 카페베네의 부활이라기보다 남아 있는 이름값으로 벌이는 마지막 생존 실험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카페베네 익스프레스가 보이면 한 번 사 먹어볼 것 같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