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100g 9,800원과 유명 개그맨을 앞세워 가맹사업 5개월 만에 계약 210곳을 모은 브랜드에서, 초기 매장 30곳 안팎은 본사가 적자를 감수하며 연 직영점이었다는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 나왔습니다.
창업자들이 다른 사람의 선택으로 받아들였을 법한 매장이, 실제로는 본사가 먼저 돈을 넣어 연 매장이었다는 이야기예요. 빠르게 늘어난 간판을 무엇의 증거로 봤는지가 중요해지는 대목입니다.
간판이 만든 믿음
가맹 상담을 받는 동안 전국 곳곳에서 새 매장이 열린다면, 다른 창업자들이 먼저 돈을 넣고 시장성을 확인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당시 창업자들이 브랜드를 믿게 된 과정도 이해할 만해요.
간판만 보고 직영점과 가맹점을 구분하기는 어렵습니다. 여기에 유명 개그맨이 공동창업자로 직접 매장을 돌며 홍보했으니, 갑자기 사라질 브랜드는 아니라는 믿음도 생겼을 겁니다.
브랜드가 밝힌 7월 수치는 오픈 180곳, 계약 230곳을 넘었습니다. 반년 만에 전국으로 퍼진 매장들이 다음 창업자의 선택을 뒷받침하는 장면이 된 것이죠.
205곳에서 95곳으로
그렇게 빠르게 늘어난 매장이 그대로 유지된 것은 아닙니다. 한우협회가 공개한 저가 판매점 명단에서 이 브랜드의 지점은 2025년 9월 205곳에서 2026년 8월 95곳으로 줄었습니다.
명단에서 빠진 110곳을 모두 폐업한 매장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각 매장의 폐점·양도 내역이 공개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전국에서 창업자가 몰려드는 것처럼 보였던 모습과, 이후 명단에서 확인되는 점포 수 사이에 큰 차이가 생긴 것은 분명합니다.
본사와 점주의 다른 회수 시점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 사실이라면, 초기 직영점 30곳 안팎은 매장 이상의 역할을 했을 수 있습니다. 여러 창업자가 먼저 선택한 브랜드처럼 보이게 하고, 가맹 상담을 밀어주는 광고판이 되기도 했다는 해석이에요.
본사는 직영점에서 먼저 손해를 보더라도 이후 가맹비와 식자재 공급으로 만회할 수 있습니다. 반면 그 성장세를 믿고 들어온 점주는 자기 매장의 매출로 투자금을 회수해야 합니다. 같은 간판 아래에서도 돈을 버는 시점이 처음부터 달랐을 수 있는 겁니다.
저마진 상품을 앞세운 신생 본사가 마케팅까지 벌이는 상황이라면, 수익 구조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다만 직영점 30곳의 실제 손실은 공개되지 않았고, 본사가 처음부터 점주를 속이려고 이런 구조를 만들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빠르게 늘어나는 매장을 보고 창업을 결정한다면, 그중 몇 곳이 직영점이고 몇 곳이 가맹점인지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직영점이 실제 이익을 냈는지, 계속 운영되고 있는지도 함께 봐야 하고요. 계약 200건이라는 숫자보다 이런 내용이 브랜드의 수익성을 더 잘 보여줍니다.
유명인이 얼굴을 걸고 매장이 빠르게 늘어나는 브랜드라면, 그 성장세를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요? 다음 계약자가 생겼다는 사실과 먼저 문을 연 매장이 돈을 벌고 있다는 사실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