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스킨라빈스와 던킨 점주들에게 기자와 인터뷰하지 말고, 기자의 명함과 설문지 사진까지 본사에 보내라는 ‘긴급 안내’가 전달됐습니다.
생일 아이스크림 케이크와 회사 간식 도넛으로 익숙한 두 브랜드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이 안내가 공개된 2026년 9월 3일, 본사가 점주의 취재 대응을 어디까지 관리할 수 있는지가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취재 이틀 뒤 도착한 안내
두 브랜드를 운영하는 곳은 SPC그룹 계열사 비알코리아입니다. 뉴스토마토가 공개한 안내문에는 기자가 매장을 찾아오면 별도 인터뷰를 진행하지 말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보고할 내용도 구체적이었어요. 방문 일시와 기자 이름, 무엇을 물었고 점포가 어떻게 답했는지를 기록하고, 기자의 명함과 설문지를 촬영해 본사 담당자에게 바로 공유하라고 했습니다.
뉴스토마토는 2026년 8월 18일부터 파리바게뜨·배스킨라빈스·던킨 점주들을 대상으로 본사 만족도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비알코리아가 배스킨라빈스와 던킨 점주들에게 긴급 안내를 보낸 것은 이틀 뒤인 8월 20일입니다. 개별 취재에 응하면 점주의 의도와 다르게 악용될 수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불만이 있어도 떠나지 못하는 이유
뉴스토마토는 설문에 가맹점주 163명이 참여했다고 밝혔습니다. 응답자의 96.9%는 유통 이익이 본사에 유리하게 돌아가는 구조라고 답했고, 91%는 본사 운영에 불만족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도 응답자의 절반가량은 가맹계약을 다시 연장하겠다고 했어요. 본사가 마음에 들어서라기보다 투자금을 아직 회수하지 못했고, 매장을 팔기도 어려워 나갈 수 없다는 이유가 많았습니다. 계약을 이어가겠다는 답을 곧바로 만족의 표시로 읽기 어려운 대목입니다.
다만 응답자가 배스킨라빈스와 던킨에 몰려 있었다는 점은 구분해야 합니다. 이 결과를 SPC의 모든 브랜드 점주에게 확대해 볼 수 있는 조사는 아닙니다.
브랜드 관리와 목소리 사이
비알코리아는 점주들의 설문 참여나 의견 표명을 막으려는 목적이 아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언론 문의를 본사 홍보부서로 연결해 브랜드와 가맹점의 영업을 보호하기 위한 안내였다는 설명입니다.
이 안내의 목적에 대한 해명과는 별개로, 두 브랜드 본사는 2026년 2월에도 점주가 비용을 부담하는 판촉행사를 사전 동의 없이 진행한 사실이 공정위에 적발됐습니다. 당시 과징금 3억1,800만원과 시정명령을 받았습니다.
가맹점주는 본사 직원이 아니라 자기 돈을 투자한 독립된 사장입니다. 매장 비용과 손실은 점주가 책임지는데, 누가 찾아왔고 무슨 말을 했는지까지 본사에 보고해야 한다면 관리의 경계를 묻게 됩니다.
같은 브랜드를 쓰기 위한 관리는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점주의 목소리까지 본사 소유가 되는 것은 아니죠. 이번 안내는 브랜드와 점주를 함께 지키는 보호 장치였을까요, 아니면 본사에 불리한 말을 막는 입막음이었을까요? 본사는 점주를 독립된 사장으로 보는지, 관리해야 할 지점으로 보는지도 이 질문에 함께 걸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