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김밥 한 줄 평균 가격은 3,869원까지 올랐는데, 업계 1위 김밥 프랜차이즈 고봉민김밥인의 매장은 208곳 줄었습니다.

천 원 한 장으로 배를 채우던 김밥이 비싸졌으니 김밥집 사정도 나아졌을 것 같지만, 숫자는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매장은 줄고, 운영사의 적자는 더 커졌어요.

가격과 함께 오르지 않은 실적

2026년 8월 30일 공개된 집계를 보면, 고봉민김밥인 매장은 직영점을 포함해 2020년 591곳에서 2026년 383곳으로 줄었습니다. 사라진 매장이 208곳입니다.

운영사 KBM의 본업 실적도 나빠졌어요. 2024년에는 4억4천만원의 영업적자를 냈고, 2025년에는 적자가 9억9천만원으로 커졌습니다. 김밥 가격이 올랐다고 본사 사정까지 좋아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른 김밥 브랜드도 비슷한 흐름을 보입니다. 김가네는 2021년 459곳에서 2026년 335곳으로, 바르다김선생은 같은 기간 150곳에서 87곳으로 줄었습니다. 전국 분식점 사업자 수도 2023년 12월부터 31개월 연속 감소해 2026년 6월에는 4만7,863명까지 내려왔습니다.

한 줄에 들어가는 손

김밥은 저렴한 음식으로 여겨지지만, 만드는 데는 손이 많이 갑니다. 밥을 짓고 여러 재료를 손질한 뒤,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말고 썰어야 하죠.

가격을 올리면 손님은 “김밥 한 줄이 왜 이렇게 비싸?”라고 묻습니다. 그대로 두면 오른 재료비와 인건비를 점주가 떠안게 되고요. 판매 가격이 올랐다는 사실만으로 김밥집에 더 많은 돈이 남는다고 볼 수 없는 이유입니다.

손은 줄이되, 갓 만든 느낌은

업계가 바꾸기 시작한 것은 가격만이 아니라 만드는 방식입니다. 고봉민김밥인은 2026년 4월, 미리 만든 김밥을 냉장 진열대에서 바로 가져가는 매장을 선보였습니다. 얌샘김밥은 주방 자동화와 자체 공장을 통해 매장에서 필요한 사람 손을 줄이고 있습니다.

더 많이 파는 경쟁에 앞서, 한 줄을 더 적은 손으로 만드는 경쟁이 시작된 셈이에요. 미리 만들어 진열하면 인건비와 손님의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바꾸는 순간 편의점 김밥과의 차이도 흐려집니다. 김밥 프랜차이즈가 지켜야 할 것은 싸고 빠른 한 끼만이 아니라, 갓 만들어 먹는다는 느낌이기도 하니까요.

자동화로 장사의 부담을 덜면서 그 차이를 지킬 수 있을까요? 아니면 편의점 김밥과 더 비슷해지며 경쟁에서 밀리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