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할 자리를 보는데 옆 매장이 문을 닫는다고 합니다. 손님을 나눠 갖던 경쟁점이 사라지는 기회일까요, 사람들을 그곳까지 데려오던 목적지가 사라지는 위기일까요? 홈플러스 입점 점주들은 올리브영을 붙잡았고, 샤브올데이 운영사는 일부 매장 정리를 가맹점 상권 보호로 설명했습니다.
브랜드와 입지를 고르는 창업자에게는 두 소식을 함께 읽을 이유가 있습니다. ‘몇 곳이 줄었나’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가면, 사라진 매장이 주변 가게의 장사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폐점 연구와 쇼핑센터 공시를 연결해 그 역할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올리브영을 붙잡은 옆 가게
먼저 대구 홈플러스 성서점으로 가보죠. 2026년 9월 3일, 입점 점주들이 올리브영의 영업 유지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당시 올리브영은 홈플러스에 남은 직영점 7곳을 9월 6일까지 운영한 뒤 철수한다는 방침이었습니다. 현수막을 든 사람들은 같은 시설의 다른 점주들이었어요.
비상대책위원회는 중앙 동선의 올리브영이 빠지면 고객도 이탈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화장품을 사러 온 사람이 주변 점포도 이용한다는 기대였어요.
올리브영이 설명한 선택에는 매장 전략의 변화도 있었습니다. 회사는 외국인 고객 대응을 강화하고 체험 중심 매장을 늘리는 방침에 따라 계약 종료 매장을 순차적으로 정리해왔다고 밝혔습니다. 남은 매장도 7월 계약 종료 뒤 연장 운영했지만 영업 부담이 지속됐다는 설명입니다. 주변 점주에게 필요한 것은 그 자리에서 이어지는 집객이고, 올리브영이 판단하는 것은 자사 전략에 맞는 매장 배치와 운영입니다. 같은 매장의 가치라도 누구의 사업 범위에서 계산하느냐에 따라 유지할 이유가 달라지는 겁니다.
23곳 정리, 서로 다른 손익
샤브올데이에서는 매장 감소에 다른 기대가 붙었습니다. 졸리비푸즈코퍼레이션(JFC)은 2026년 4월 16일, 지분 70%를 보유한 자회사 Jolli-K의 올데이프레쉬 인수 거래 완료 사실을 공시했습니다. 그해 8월 19일 이투데이는 샤브올데이 매장이 3월 172곳에서 보도 당시 149곳으로 줄었으며, 23곳이 영업을 종료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올데이프레쉬 관계자는 닫힌 매장이 모두 직영 형태의 법인 매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빠른 출점으로 밀도가 높아진 일부 상권에서 중복 직영점을 정리해 가맹점의 영업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것이었죠. 성서점 점주들이 집객 매장의 존속을 원했다면, 이 회사는 고객을 나누던 매장의 감소가 남은 가맹점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 셈입니다.
여기서 폐점의 손익을 두 장부로 나누어 보겠습니다. 법인 매장 운영주체는 고객 이탈보다 운영 손실을 더 크게 줄여 이익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반면 남은 가맹점에 상권 보호 효과가 나타나려면 닫힌 점포의 고객이 그 가맹점으로 옮겨와야 합니다. 주문이 늘어도 이를 받기 위한 재료·인력·좌석 비용을 빼고 얼마가 남는지가 점주의 실익입니다.
해당 보도에는 폐점 이후 남은 가맹점의 동일점 매출이나 이익 변화가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회사의 비용 절감과 점주의 이익 개선은 각각 확인해야 합니다.
경쟁 감소와 공동 방문 감소
폐점 뒤 손님이 가까운 다른 가게로 옮겨오면 남은 매장에는 기회가 됩니다. 하지만 그 가게 때문에 잡았던 쇼핑 일정까지 사라지면, 함께 들르던 점포들도 손님을 잃을 수 있어요.
미국 대형점의 폐점에서도 이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Shops and the City」 연구진은 전국 체인의 파산으로 대형점이 사라진 지역과, 비슷한 대형점이 계속 영업한 지역을 비교해 주변 사업체의 변화를 분석했습니다. 사업체 수 분석에는 2006~2012년 자료를 사용했습니다.
반경 0.5마일 분석에서는 폐점 대형점과 같은 세부 업종으로 분류한 경쟁 사업체 수가 비교지역 대비 약 4%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반면 방문객 유입에 의존한다고 분류한 소매업체 수는 감소했습니다. 같은 폐점 주변에서도 경쟁 완화의 이익과 집객 상실의 부담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소비자 구매자료에서는 그 이유가 더 선명해집니다. 연구진은 2004~2009년 자료로 폐점 체인을 찾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쇼핑과 같은 날 이용한 다른 점포를 추적했습니다. 체인이 철수한 뒤, 이들 점포의 방문은 다른 날 이용하던 점포보다 더 줄었습니다. 한 곳에서 시작한 쇼핑 일정이 끊기면서 함께 들르던 가게의 방문도 약해진 겁니다.
이 결과로 두 사건을 다시 읽어볼 수 있습니다. 샤브올데이가 설명한 보호 효과는 고객이 남은 점포로 이전되는 경로에 기대고, 성서점 점주들의 우려는 함께 이용하던 점포의 방문이 줄어드는 경로와 맞닿습니다. 폐점은 손님을 재배치할 수도, 함께 장을 보고 식사하던 일정을 끊을 수도 있어요. 다음 질문은 그 공동 방문을 유지할 결정권과 비용이 누구에게 있느냐입니다.

그림 1. 폐점한 식당의 고객이 다른 식당으로 옮겨가는 경우와, 집객 매장의 폐점으로 주변 가게를 함께 찾는 방문이 줄어드는 경우 · 내일사장 제작(생성 이미지)
입점 복구와 집객 회복 사이
집객 매장이 빠졌을 때 남은 점포가 임대료를 덜 내도록 하는 계약도 있습니다. 미국 쇼핑센터 운영사 Tanger의 2025년 연차 공시에 따르면, 일부 임대계약은 지정 입점업체의 유지나 일정 입점률을 충족하지 못하면 임차인이 임대료를 줄이거나 계약을 조기에 종료할 수 있도록 합니다. 여기서 계약의 기준은 특정 업체와 입점률입니다.
조건 미충족이 임대료 감소로 이어지면 임대인도 계약상 입점 조건을 복구할 경제적 유인을 갖습니다. 옆 점포의 공백이 남은 점주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임대수입의 문제가 되는 구조예요. 이런 유인은 대체 입점업체를 찾는 일을 뒷받침하지만, 그 업체가 기존 고객의 방문 이유까지 이어받으려면 상품과 고객층도 맞아야 합니다.
집객 손실을 나누는 조건의 강도에는 협상 환경도 작용합니다. 미국 쇼핑센터 운영사 Kimco는 2024년 2분기 투자자 발표에서 당시 임대인에게 유리한 환경을 설명하며 공동입점 조항과 제한의 감소를 제시했습니다. 임대인은 계약상의 제약을 줄이고, 임차인은 다른 매장의 이탈에 대응할 조건을 확보하려는 서로 다른 이해가 드러납니다.
성서점 점주들이 요구한 것은 올리브영의 잔류였습니다. 이제 질문이 달라집니다. 집객 매장의 선택을 바꾸기 어려울 때, 다른 입점업체를 유치할 주체에게 어떤 경제적 유인이 있는가. 그 주체가 계약상 입점 조건을 채웠을 때 실제 고객의 방문도 회복되는가. 빈 점포를 메우는 일과 함께 이용하던 쇼핑 일정을 되살리는 일은 이 지점에서 갈립니다.
집객력을 유지할 권한
창업자의 자리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다른 매장에서 넘어오는 손님이 중요한 가게라면, 입점 구성을 바꿀 권한과 대체 매장을 유치할 비용도 입지 평가에 넣어야 합니다. 그 공백을 점주 혼자 감당하는지, 임대인과 나눌 조건이 있는지까지요.
유명 매장 옆자리의 값에는 그 매장을 붙잡을 수 없는 위험도 들어 있습니다. 내 매출을 만드는 방문을 내가 결정할 수 없다면, 그 기반을 지킬 이유와 수단을 갖춘 운영자가 필요합니다. 북적이는 통로에 가격을 매기기 전에, 그 북적임을 유지할 사람이 있는지 보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