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이나 피자를 주문하려고 앱을 열면, 메뉴판 가격 옆에 할인 조건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쿠폰을 고르고, 포장하면 얼마나 더 싼지 확인하죠. 행사가 자주 반복되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매일 깎아줄 수 있다면, 처음부터 정가를 낮추면 안 될까요?
BBQ의 자사 앱 포장 쿠폰과 피자헛의 매출 반등은 이 질문을 서로 다른 쪽에서 보여줍니다. 하나는 어떤 주문을 싸게 팔 것인지의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늘어난 주문이 무엇을 남기는지의 문제예요. 할인율만 나란히 놓으면 보이지 않는 차이입니다.
5천원에 붙은 ‘직접 찾아오기’
BBQ는 2026년 9월 자사 앱에서 포장 주문을 하면 5,000원을 깎아주는 ‘픽업 올데이’를 운영했습니다. 공식 행사 페이지에 적힌 기간은 9월 1일부터 10월 1일까지입니다. 같은 시기 금요일에는 앱에서 황금올리브치킨 등 대표 메뉴에 쓸 수 있는 4,000원 쿠폰도 제공했어요.
눈에 들어오는 숫자는 5,000원이지만, 사업자에게는 앞의 조건도 중요합니다. 손님이 직접 앱을 찾아 주문하고 매장까지 오면, 브랜드는 직접 주문을 받을 수 있고 매장은 그 주문의 배달 과정을 거치지 않습니다. 가격을 낮춰주는 대신 손님이 주문 방식과 수령 방식을 바꾸는 겁니다.
정가를 내리면 그 가격으로 사던 주문 전체에 인하분이 적용됩니다. 쿠폰은 앱·수령 방식·요일·메뉴처럼 조건을 붙일 수 있어요. 같은 금액을 깎더라도 누구에게, 어떤 주문을 받기 위해 쓸 것인지 조절할 여지가 생깁니다. 행사 기간을 정해 혜택을 바꾸기도 쉽고요.
할인으로 바꾸는 주문의 경로
포장에만 싼 가격을 붙이는 방식은 해외에서도 익숙합니다. 미국 도미노피자는 2026년 1월 26일부터 2월 1일까지 토핑 두 가지를 올린 라지 피자를 6.99달러에 파는 방문포장 행사를 발표했습니다. 모든 주문의 메뉴 가격을 바꾼 것이 아니라, 정해진 기간의 포장 주문에 별도 가격을 붙였습니다.
도미노는 2025년 연차보고서에서 배달·포장 중심의 매장 설계와 단순한 메뉴를 비용 효율의 바탕으로 설명합니다. 이 설명과 포장 행사를 함께 놓으면,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는 일과 어떤 방식으로 음식을 전달할지 정하는 일이 맞물려 있음을 읽을 수 있어요.
BBQ의 포장 쿠폰도 이런 관점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할인으로 줄어든 수입을 주문·배달 과정에서 아낀 비용이나 늘어난 주문이 보완한다면 반복할 이유가 생깁니다. 점주가 실제로 부담하는 쿠폰 금액과 줄어든 비용을 함께 계산해야 어느 쪽이 큰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림 1. 전체 가격을 낮추는 방식과, 직접 수령을 선택한 주문에 쿠폰을 적용하는 방식의 차이 · 내일사장 제작(생성 이미지)
100건이 160건이 되어야 하는 할인
쿠폰을 쓰면 손님은 결제액이 얼마나 줄었는지 봅니다. 매장은 그 주문 한 건을 더 처리하고 얼마가 남는지 봐야 합니다. 할인액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과, 주문에서 남는 돈을 깎는 비율은 꽤 다를 수 있어요.
이해를 위한 예시입니다. 판매가가 2만원이고 주문 한 건을 더 받을 때 드는 재료·포장·결제 등의 비용이 1만2,000원이라면, 임차료 같은 고정비를 내기 전에 8,000원이 남습니다. 이 주문에 매장 부담 쿠폰 3,000원을 적용하고 다른 비용은 그대로라면 남는 돈은 5,000원입니다.
할인 전 100건에서 남던 80만원을 유지하려면, 할인 후에는 같은 기간에 160건을 팔아야 합니다. 판매가는 15% 낮아졌지만 필요한 주문은 60% 늘어난 셈이에요. 주문이 늘어 추가 인력을 써야 한다면 그 비용도 더해집니다.
반대로 포장 전환으로 주문 한 건에 드는 비용을 줄이거나, 본사가 쿠폰 비용 일부를 부담하면 계산은 달라집니다. 그래서 ‘5천원 할인’이라는 안내만으로 매장에 남는 몫을 계산할 수는 없습니다. 손님에게 깎아준 금액과 점주가 실제 부담한 금액, 바뀐 주문 경로의 비용을 같은 주문에서 봐야 합니다.
21% 반등 뒤의 주문 구성
다시 주문이 늘기 시작한 피자헛을 보죠. PH코리아가 2026년 8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7월 전국 244개 매장의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월평균 21%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온라인 매출은 26.8%, 주문 건수는 27.1% 증가했습니다. 다시 주문을 끌어온 성과입니다.
그때 팔린 상품도 함께 볼 필요가 있습니다. 치즈를 300g과 600g 중 고르는 ‘한근반근 치즈페스타’는 출시 후 4개월간 전체 판매량의 19.1%를 차지했고, 반값 행사를 한 5월에는 그 비중이 25%까지 올라갔다고 회사는 밝혔습니다. 신메뉴와 인플루언서 협업, 할인 행사가 함께 있었습니다.
이 수치에 매장별 할인 부담과 주문에서 남은 돈은 담겨 있지 않습니다. 다음에 확인할 변화는 어떤 주문이 늘었는지예요. 이전에는 주문하지 않던 손님이 새 메뉴를 샀다면 추가 수요가 생긴 것이고, 원래 같은 가격에 살 손님이 쿠폰만 적용했다면 기존 주문의 수입이 줄어든 것입니다. 전체 주문 건수만으로 두 효과를 나누기는 어렵습니다.
쿠폰이 남겨야 할 다음 주문
할인 주문이 반복돼도 매장이 이익을 남기는 길은 있습니다. 손님이 직접 앱에서 포장하는 습관을 유지하고, 그 경로에서 할인까지 반영한 이익이 남는다면 할인 주문이 반복돼도 사업은 성립합니다.
반면 주문 경로와 비용은 그대로인데 쿠폰만 계속 커져야 손님이 온다면, 매장은 매번 더 많은 주문으로 줄어든 몫을 메워야 합니다. 기존 손님에게 지급한 할인 비용까지 회수할 만큼 새 주문을 만들었는지, 늘어난 주문을 받을 여력이 있는지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창업자가 반복 행사를 보는 기준도 여기로 옮겨갑니다. 정가가 얼마인지에 이어 그 매장에서 포장·배달 주문이 어떻게 나뉘는지, 할인 비용을 누가 부담하는지, 행사 중과 이후에 주문당 남는 돈이 유지되는지를 보면 됩니다. 평균 매출 한 줄보다 실제로 반복되는 장사의 조건을 보여줍니다.
쿠폰은 가격표를 지우지 않고도 손님의 선택을 바꾸는 수단입니다. BBQ의 포장 조건이 주문 방식을 바꾸려는 장치라면, 피자헛의 반등은 그렇게 얻은 주문의 구성을 확인해야 할 출발점입니다. 오래 갈 할인은 손님이 바꾼 행동과 매장이 감당할 비용이 맞물리는 할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