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불만이 한 건 생기면 점주가 본사에 10만원을 내도록 한 계약 조항이 국정감사에 등장했어요. 피부관리 브랜드 약손명가 이야기인데요. 다비치안경에서는 특정 상품의 판매비율을 세 번 연속 못 채우면 가맹해지 대상이라는 공문까지 보냈어요.

불만을 줄이고 잘 팔게 하는 관리처럼 들리죠. 그런데 벌금과 계약 유지가 걸리면 매장은 손님에게 필요한 일과 본사 성적표에 유리한 일 사이에서 고민하게 돼요. 숫자를 맞춘 매장이 손님에게도 좋은 매장인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불만 한 건에 붙은 납부금

약손명가에는 점주가 고객 불만 한 건마다 본사에 돈을 내도록 한 계약 조항이 있었어요. 고객에게 주는 환불금이 아니라 본사가 받는 납부금이었죠. 국감에서는 점주의 잘못이 분명하지 않아도 돈을 내게 한 점이 지적됐어요.

본사 측은 실행하지 않았던 조항은 삭제했다고 설명했어요. 기존 점주도 원하면 바뀐 계약을 적용받게 했다는 입장이었죠. 점주협의회 대표는 개선 내용을 통보받지 못했다고 했고요.

고객 불만에 납부금을 매기는 조항이 적용된다면 점주는 비용을 피하려고 불만을 덜 알릴 수 있어요.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그 문제가 본사에 드러나지 않게 대응할 유인이 생기는 거죠. 그 경우 본사에 들어오는 민원은 줄어도 고객이 겪는 문제는 남을 수 있어요. 본사는 줄어든 불만 건수를 서비스 개선으로 받아들일 수 있고요.

많이 팔아도 낮아질 수 있는 점수

약손명가의 조항이 불만을 덜 알릴 유인을 만든다면, 다비치안경의 판매목표는 특정 상품을 더 권할 유인을 만들어요.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목표 상품 상당수는 본사가 판매장려금이나 차액가맹금을 받는 제품이었어요. 판매장려금은 공급업체에서 받는 돈이고, 차액가맹금은 점주에게 팔면서 얻는 마진이에요. 점주가 어떤 상품을 파느냐에 따라 본사의 수익도 달라지는 거예요.

다비치안경은 특정 안경테와 자체브랜드 렌즈 등 여덟 항목에 목표 판매비율을 정했어요. 자체브랜드는 본사가 자기 이름으로 기획해 파는 제품을 말해요. 다른 상품이 더 잘 팔리면 매장 전체 매출은 늘어도 목표 상품의 비중은 낮아질 수 있죠. 이 평가에서는 얼마나 많이 팔았는지와 어떤 상품을 팔았는지가 다른 결과를 낼 수 있어요.

본사는 목표를 한 번 못 채운 점주에게 워크숍 참석을 요구했어요. 세 번 연속이면 가맹종료위원회에 나오라는 요구와 해지 대상이라는 공문을 보냈죠. 공정위는 소비자 수요와 관계없이 목표 상품을 더 팔도록 유도한 조건이라고 판단했어요. 점주는 손님에게 안경을 추천할 때 본사의 목표 비율도 맞춰야 했던 거예요.

판매 보고를 받는 관리자와 고객이 가져온 안경·영수증을 직접 확인하는 담당자

그림 1. 판매 보고와 고객 확인의 두 경로 · 내일사장 제작(AI 생성 개념 그림)

손님도 모르는 계좌가 성공 지표로

판매목표를 채우려고 손님이 신청하지 않은 상품까지 실적에 넣은 사건도 있어요. 미국 은행 웰스파고 이야기인데요. 기존 고객에게 예금이나 카드 같은 금융상품을 추가로 파는 교차판매가 이 은행의 성장 전략이었어요. 회사는 고객 가구당 계좌와 상품 수로 그 성과를 발표했죠.

웰스파고는 고객에게 필요한 상품을 권한다고 설명했어요. 현장에서는 목표를 채운 직원에게 보상을 줬고, 관리자들도 직원들에게 목표 달성을 요구했죠. 그런데 미국 금융감독기관 조사에서 고객 동의 없이 만든 계좌와 신용카드가 드러났어요. 고객이 원하지 않거나 쓰지도 않는 상품까지 직원의 실적에 포함됐던 거예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이런 계좌가 회사의 교차판매 지표에도 들어갔다고 밝혔어요. 직원이 보상을 받으려고 만든 실적을 회사는 기존 고객에게 금융상품을 더 팔았다는 성과로 내세운 거죠. 고객에게 필요한 상품을 판다는 설명과 달리, 회사가 발표한 숫자에는 고객이 신청하지 않은 상품도 섞여 있었어요.

실적표 밖에서 확인할 것

이런 판매를 막기 위해 미국 소비자금융보호국은 영업 조직과 독립된 감사 조직이 판매 과정을 점검하는 방안을 제시했어요. 금융회사의 소비자 보호를 감독하는 기관인데요. 새로 연 계좌 수와 해지한 계좌 수를 함께 분석하는 내용도 담았어요.

감사에서 살필 대상에는 직원의 개별 판매뿐 아니라 보상 제도와 관리자의 감독도 들어 있었어요. 고객 민원을 분석해 판매 보상 때문에 피해를 주는 행동이 생겼는지도 확인하도록 했죠. 직원이 보복 걱정 없이 문제를 알릴 통로도 포함했고요. 누가 잘못 팔았는지와 함께, 어떤 보상과 감독이 그런 판매를 부추겼는지를 확인하는 방안이었어요.

본사가 듣고 싶은 말만 남는다면

고객 불만이 생길 때마다 납부금을 매기면 점주에게는 불만을 덜 알릴 유인이 생겨요. 점주가 보고를 줄이면 본사는 고객의 문제를 늦게 듣는 동안 민원 감소를 관리 성과로 받아들일 수 있죠. 다비치안경은 특정 상품의 판매비율로 계약 유지를 압박했어요. 목표에는 본사가 판매장려금이나 공급 마진을 받는 상품이 들어 있었고요. 점주가 계약을 지키려고 그런 상품을 더 권할 때 본사도 그 상품의 거래에서 수익을 얻는 거예요.

웰스파고에서는 직원이 목표를 맞추려고 만든 실적을 회사가 다시 성공의 근거로 내세웠어요. 판매목표는 현장의 성과를 재는 기준이면서, 회사가 보고받을 실적을 바꾸는 원인이었던 거예요. 미국 소비자금융보호국의 독립 점검 방안은 개별 판매와 함께 보상 제도와 관리자의 감독도 살피도록 했어요. 이 방안은 고객 민원을 분석해 목표와 보상이 현장의 행동을 어떻게 바꿨는지 확인하도록 했죠. 불만을 숨겨서 좋아진 성적표는 본사를 안심시켜도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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